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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와 좋은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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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은 왜 등뒤에서 불어오는가 / 나희덕


바람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
눈이 멀 것만 같아
몸을 더 낮게 웅크리고 엎드려 있었다.
떠내려가기 직전의 나무 뿌리처럼
모래 한 알을 붙잡고
오직 바람이 지나가기만 기다렸다.
그럴수록 바람은 더 세차게 등을 떠밀었다.

너를 날려버릴 거야
너를 날려버릴 거야
저 금 밖으로, 흙 밖으로

바람은 왜 등 뒤에서 불어오는가
수천의 입과 수천의 눈과 수천의 팔을 가진 바람은

나는 엉금엉금 기어서
누군가의 마른 종아리를 간신히 붙잡았다.
그 순간 눈을 떴다

내가 잡은 것은 뗏목이었다.
아니, 내가 흘러내리는 뗏목이었다.


'2' 댓글

달빛/박종윤
2015.08.24
시를 읽으며
그 상황을
그 의미를
상상해 봅니다 !
윤민숙
2015.08.25
나희덕님의 시를 좋아합니다.
내마음 같아서..........ㅎㅎ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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